매화(梅花)
글쓴이 : 以齋     첨부파일 :     날짜 : 03-12-18    조회 : 4540
-차거운 깊은 곳서 올올이 뽑아 올린 영혼의 이름이여!-

누구나 좋아하는 매화의 상징성을 함께 알아 볼까요.

1.봄소식 : 아직 온 천하가 풍설에 떨고 있는 겨울의 끝머리에 모든 꿏에 앞서서 먼저 봄소식을 알려주는 꽃이 매화입니다. 다 썩은 듯한 고목에서도 봄이 가까우면 어김없이 꽃을 피워 은근하고 브드러운 미소로 봄의 등불을 켜줍니다. 그래서 옛사람들은 매화를 새해 새봄의 표상으로 여겼습니다.

봄이 왔다기로 창을 열고 내다보니
찬바람 쓰라리고 눈조차 의의(依依}한데
창(窓)밑에 웃는 매화 봄 여기 왔소 하더라        
                                                  -양상경-

꽃이 피어나는 순서를 춘서(春序)라고 합니다. 당나라 백낙천의 봄바람(春風)이란 시는 이 춘서를 읊은 것입니다. 이 춘서에는 매화가 맨 앞에 서 있는 것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봄바람에 정원의 매화가 먼저 피어나고
뒤이어 앵두. 살구. 복숭아. 자두 꽃이
차례로 피어나네.

2. 희망. 희춘 : 매화는 아직 차가운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이른 봄, 만물은 시들고 메마른 가지는 아직 추위에 떨고 있을 때 다른 식물에 앞서 홀로 가냘픈 꽃을 피워 주위에 그윽한 향기를 퍼뜨립니다.겨울의 메마른 풍경은 괴롭고 외로운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에 이를 더욱 심화시키는 심상풍경(心像風景)이 아닐 수 없습니다.그렇다면 메마른 들판에서 피어나는 한 송이의 매화를 보게 되면 이제 그 고통스러웠던 시간은 흘러가고 즐거움이 넘치는 세월이 다가오리라는 희망과 기대로 부풀게 되기도 합니다. 이리 저리 구부러지고 비틀어진 줄기와 가지는 인생에 있어서 세파에 시달려온 연륜이라면 그 죽은 듯한 가지 끝에서 잎도 채 나기 전에 새로이 터져나온 꽃망울은 굳센 생명의 화신처럼 느껴지는 것입니다.
매화가 희망의 꽃임을 읊은 다음과 같은 시가 있습니다.

눈꽃송이 속에 숨어서
추운 어둠 뚫고
꽃샘바람에 시달린며 탄생한
봄의 화신 매화
여명의 빛을 머금고
별과 함께 피어나는 매화꽃
희망의 꽃이여!
                                       -진말숙,(봄의길목)

3. 고결 : 매화는 얼어붙은 땅 속에 뿌리를 뻗고 눈 속에서도 맑은 향기를 내뿜습니다. 눈보라에 속기(俗氣)를 다 떨쳐버리고 고고하게 피어나는 그 모습에서는 순수와 결백의 얼이 비칩니다. 그 강인하고도 고결한 기품에서는 겸허하면서도 불개정심(不改貞心)의 정절을 엿 볼 수 있습니다. 마음속에 모든 것을 비우고, 고귀하고 많은 영혼으로 피어나는 무욕의 그 모습에서는 어딘지 모르게 함부로 넘볼 수 없는 세속을 초월한 신비와 바닥 모를 깊이를 지니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도시의 훤소(喧騷)로 오감이 둔화되어버린 현대인에게도 매화를 대하게 되면 그 고아한 색깔과 그윽한 향기가 오감에 소생하여 속세의 이해를 일순 망각하게 되고 사람의 마음을 청정한 기분으로 회귀시킵니다. 이와 같이 매화는 사람의 품격을 향상시켜주는 한 모금의 청량제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천연한 옥색은 세속을 뛰어넘고
고고한 기질은 ant꽃의 소란함에 끼어들지 않네.
                                                  이황(李滉) (호당매화)중에서

4. 군자. 은사. 선비정신 : 매화는 눈발이 휘날리는 이른 봄, 그 싸늘한 가지 끝에 눈빛 같은 꽃을 피우고 맑은 향기를 품어내면서 모든 범속한 화훼류와 동조를 거부합니다. 그 초연한 모습과 기개는 시세에 영합하지 않고 세속을 물들지 않고 고결한 인품의 고현일사(高賢逸士)처럼 의연합니다. 고결한 매화의 기품은 군자 또는 은사로 상징하였고, 나아가 선비 정신을 상징하였으며 매화의 맑은 향기는 선비의 고결한 덕의 발현에 비유했습니다.

5. 지조. 절개 : 이른 봄 아직 만물이 추위에 떨고 백훼(白卉)가 이운 속에서도 홀로 눈 속에서 꽃망울을 터뜨리며 암향을 풍기는 매화는 강의(剛毅)한 정신을 연상시킴으로써 온갖 고난과 압박 속에서도 이에 굴하지 않고 고고하게 절의를 지니는 선비의 지조로 비유되었습니다. 그것은 또 역경에도 견디는 강인한 의지와 인고의 표상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매하의 절개를 상징하는 말로 흔히 “매화는 가난하여도 일생 동안 그 향기를 돈과 바꾸지 않는다”라고 합니다. 매화의 이와 같은 절개의 상징성은 충절과 연결됩니다. 조선조 세조 때 사육신의 한 사람인 성삼문은 자신의 호를 매죽헌(梅竹軒)이라고 하여 단종에 대한 연군(戀君)의 뜻을 눈 속에 피는 매화로 표상하고 대나무의 절개를 더하여 충절의 의지를 나타내기도 하였습니다.

6. 순결한 미녀 : 일반적으로 꽃은 미인을 상징합니다. 그래서 고시가나 고소설 등의 문학 작품에 등장하는 미인은 많은 경우 꽃에 비유되거나 꽃을 빌려 그 아름다움이 묘사되고 있습니다. 그러면 매화는 어떤 유형의 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