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앞에서 정말 끔찍한 기분이 들더군요.
글쓴이 : 박무     첨부파일 :       날짜 : 03-05-05    조회 : 3408
안녕하십니까?
저는 서울에 사는 박무라고 합니다.
조카딸 결혼 행사 참여차 김천엘 어제, 오늘(5/4~5/5) 1박 2일 일정으로 다녀 왔습니다.

저의 종교는 천주교입니다만 평소 불교에 대해서도 더러 관심이 있던 차 어제 저녘에 가족들과 같이 직지사에 드렀습니다.
적지않은 입장료(성인 1인당 2,500원, 어린이 1인당 1,300원)를 지불하고 경내로 들어서 이곳 저곳을 둘러 보았습니다.
과연 조계종 5대사찰 중 하나라는 직지사의 웅장한 모습에 감탄을 금치 못하며 대웅전을 비롯하여 여러곳을 둘러 보다가 박물관이라 표시된 건물 앞엘 갔었습니다.

저녘 시간이라선지 아니면 그날 개방을 하지 않는 날인지는 모르겠지만 박물관은 잠겨 있었고 앞 뜨락에 여러 유물들이 받침대 위에 놓여 있더군요.

대략 10개 정도의 유물들이 50평 정도의 공터에 전시되어 있는데 둘러 보다가 그 유물들을 받쳐주고 있는 받침대들을 유심히 보았는데 목재로 제작된 것으로서 여러 각목들을 보기 좋게 잇대서 만들어져 있고 그 표면은 아마도 무광택 니스로 칠해져 있는 것 같더군요.

그래 나무의 결등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어 유물들과 잘 어우러져 보기에도 좋던데 그만 한 모습을 보고 자빠져 버릴 지경이 되었던 것입니다.
정말 충격을 금치 못하겠더군요.

그 각목 받침대 이곳 저곳에는 영어로 선명하게 통관/선적 표시 마크(가로 10cm * 세로 5cm 가량의 크기)들이 어지럽게 찍혀 있었습니다.
아마도 이 각목들은 어떤 수입물품의 목재 포장 상자 부품들을 재 활용해서 만든 것인 모양입니다.

재 활용 자재를 쓴 것은 바람직 합니다만 적어도 이렇게 전시물인 경우 특히 유물 전시 받침대로 활용할 경우에는 표면을 대패등으로 깍아내 그런 마크등을 없애고 정성들여 만들었어야 하는데 경내 이곳 저곳에 전시된 유물의 받침대는 한결같이 이 영어 마크들이 이곳 저곳에 선명히 찍혀 있는 상태로 제작되어 사용되고 있습니다.

몇백, 천년의 고색창연한 우리 고대 유물들을 받치고 있는 받침대 이곳 저곳에 어지럽게 찍혀 있는 영어 물품표기 마크!
이걸 어떻게 봐야 할까요?

어찌 이렇게도 무성의 하고 무감각한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이리 만들었는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이렇게 제작하고도 천년 유물이라고 박물관 앞에 버젓히 전시되고 있는 것을 보고 과연 무었을 보여주고자 하는지? 그냥 전시행정적으로 늘어 놓은 것인지 정말 엉망인 기분으로 발길을 돌려야만 했습니다.

외국인 관람객 보기에 정말 창피아니 할 수 없는 이 받침대의 영어 물품표기 마크를 한시바삐 없애 주시길 바랍니다.
아울러 무감각하고 무성의 함에 대한 각성을 촉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