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립의 청년 草笠의 靑年 - 최순우
글쓴이 : 학예실     첨부파일 :       날짜 : 07-07-20    조회 : 4111
  혜원 신윤복은 무던히도 자신의 생활 환경과 멋을 즐긴 사람이다.

그의 풍속도에 나타나는 서민층 여인들의 애틋한 생태는 말할 것도 없고, 이 여인들을 싸고 도는 뭇 한국 남성들의 자랑스러운 풍류와 멋을 이렇게 싶은 情愛로써 바로 바라본 작가는 또 없다.

  그의 붓끝에서 무수히 생동해 나오는 남성들의 군상을 바라보면 한국의 남성들이 이렇게 멋졌으니까 아마 한국의 여인들은 그렇게 행복했을 거라는 농담을 우리 여성들에게 해 주고 싶어진다.

  이 작품은 어느 날 어른들의 연회에서 조심스럽게 한 무릎을 세우고 앉아 은근히 멋을 부리는 한 청년의 모습, 검은 망건 사이로 비치는 흰 이마와 시원하게 트인 미간에서 풍기는 너그러운 인상이 그의 싱싱한 즐거움을 말해 준다. 혜원의 풍속도에 나오는 청년으로는 드물게 보는 품위있는 차림새라고 할 수 있고 그 풍채에서 글줄이나 읽은 교양의 냄새 같은 것이 풍긴다고 할 만하다.

  一見해서 너그럽고 청수淸秀한 느낌의 사나이지만 이런 것이 아마 이조적 미남의 한 타입인지도 모른다. 그저 잘생긴 이조 백자 달항아리 하나 그 옆에 안겨 주면 천생연분처럼 잘 어울릴 이조적인 소담素淡한 색채와 차림새이다. 이것은 실물보다 훨씬 확대한 사진이며 이렇게 확대해놓고 봐도 혜원의 붓끝은 나무랄 데가 없다.

  

* 이 글은 최순우,『최순우전집 5』에서 발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