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다! 高麗佛(2) -이동주
글쓴이 : 관리자     첨부파일 :       날짜 : 02-07-25    조회 : 2533
  
또 한 가지 고려불, 특히 관음보살의 형식을 보여주는 것에 東京 淺草寺 소장 버들관음[楊柳觀音·梧柳觀音]이 있다. 이 관음 그림은 이번 韓畵탐방에서 꼭 보려고 마음먹었는데, 마침 두 지장보살 옆에 나란히 걸려 있어서 미상불 애쓰지 않고 眼福을 얻은 셈이다. 그림은 다갈색으로 변색한 비단 바탕이라 생각보다 어두웠는데, '海東癡納慧虛筆'이라는 낙관이 있어서 고려불인 것을 의심할 수 없으며, 일찍이 傳 谷文晁의 《朝鮮書畵傳》에도 적혀 있던 작품이다. 그림 전체에 물방울 같은 금니선의 후광을 넣고, 그 속에 관음보살이 오른손에 버들가지를, 왼손에 水甁을 들고 오른편으로 약간 돌아서서 아래를 내려다본다. 이러한 독특한 후광은 西福寺에서도 나왔으며 또 다른 예도 있다.
몸에는 보관 위로부터 아래 蓮臺까지 투명해 보이는 紗羅를 걸치었는데, 갓선은 금선으로 그리고 보관 앞과 사라 앞자락 허리장식 자락 등은 胡粉의 흰 빛으로 굵게 선을 넣어서 이것이 중심부분의 주조를 이루고 있다. 관음 주변은 물방울 모양의 금선 안으로 청록이 칠해지고 왼편 아래에는 보살님의 눈 가는 곳을 맞아서 선재동자가 합장하고 있으며, 그 사이에 寶花가 있고 그 오른편에 군데군데 있는 모진 물건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내 지식이 모자라 알 수 없다. 그림은 섬세하고 치마무늬는 희미하고 복잡해서 여간 공을 들인 것이 아니로구나 하는 인상이다. 이 그림은 앞서 雲中彌陀에서 보듯이, 落水모양의 틀 속에 보살님을 넣은 것이 특징이며, 그 사라의 덧옷 양식·포즈·무늬장식과 寶顔까지에 사용되는 호분의 덧선 등이 또 하나 섬려하였다는 고려 양식을 보여준다. 섬세하고 화사하면 어딘지 호사스런 고려의 귀족 취미가 잘 표현되었다고 할까. 앞의 금빛 찬란한 지장보살과 함께 이것은 고려 불화의 본보기가 될만하다. 이것뿐이랴. 이렇듯이 국적이 확실하니 그림을 놓고 앞서 大阪에서 본 버들관음좌상이나 大德寺의 관음보살, 東京博物館에서 목도한 관음입상 그리고 倉敷市 地藏院 소유의 버들관음좌상 등이 어째서 고려불이라고 해야 된다는 이유도 저절로 알게 된다. 물론 충렬왕 이후로 성행한 듯한 관음 그림과 또 원나라에 바쳤다는 부처 그림도 그 취향을 이것으로 추측 못할 바도 아니다. 동시에 부처그림은 단순한 예배·기원의 실용물을 넘어서 궁정취미의 감상물이 되어간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도 난다. 하여간 숭고한 부처 그림에서 아름다운 부처 그림으로 옮겨간 인상이다.        
              
이동주의 《한국회화사론》에서 발췌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