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다! 高麗佛(1) - 이동주
글쓴이 : 관리자     첨부파일 :       날짜 : 02-07-21    조회 : 3474
  
일본에서 돌아온 부처그림 가운데 지금도 머리에서 사라지지 않는 것으로 奈良市 大和文華館에 진열되었던 善導寺 소장의 地藏菩薩이 있다. 그것을 실로 아름답고 찬란하다는 말밖에 표현의 길이 없다. 그러면서 그것은 단순히 아름답고 찬란한 것이 아니라, 여늬 부처님에 익은 눈에는 어딘지 이색적인 것이 있다. 나는 진열장 앞에 서서 한참 동안 그 이색적인 감각이 어디서 오는 것인가 홀로 따져 보았다. 그림은 보통 있는 立像으로 몸과 발은 약간 오른편으로 비튼 인상이다. 스님머리를 하시고 육환장[錫杖]을 아래 위로 잡으셨는데, 그 가운데에는 다른 錫杖과 달리 장식이 있으며 가사에는 둥근 연꽃무늬와 잎모양의 무늬가 모두 금니로 그려져 있고, 치마는 붉은 데 高麗佛에 흔히 보이는 둥근무늬가 역시 금빛으로 장식되어 있다. 일본학계에서 이 지장보살을 고려 것으로 단정하는 이유에는 아마 몸을 비튼 독특한 포즈와 옷의 희한한 무늬가 있는 것 때문이라 생각된다. 왜냐하면 일본 것이라는 옛 지장보살은 서거나 앉거나 보통 몸을 비튼 것이 드물고, 또 붉은 치마에 금빛 둥근 무늬는 고려불에 너무나 자주 나오는 까닭이다. 그러나 그것이 별로 이 그림의 그림으로서의 개성일 수는 없다. 나는 몇 발짝 뒤로 물러서면서 다시 한번 그림을 올려보았다.  보살의 頭光은 금색으로 바른듯하고, 寶顔과 가슴·손·발과 같은 살색에도 金泥로 덧칠을 하였다. 가만히 보니 옷의 무늬는 물론이요, 옷의 안자락도 금니, 속치마자락도 금빛, 딛고 선 蓮臺에 錫杖까지도 금니칠이다. 심지어 윤곽을 그리는 필선도 가사부분의 몇 개를 제외하면 모두 금선으로 되어있다. 그 결과 그림이 금색으로 찬란할 뿐 아니라 다른 그림처럼 線劃이 두드러지지 않고 금빛이 전체적으로 화면을 지배하여 선감을 죽인다. 더구나 어두운 비단 바탕 속으로부터 두광의 금빛을 위시하여 전체의 금색감이 마치 量感이 있는 면획, 선획라기보다는 양과 면의 효과를 지니고 보는 사람을 압도한다.
따라서 실물의 인상은 선획보다 오히려 지배적인 전체의 금빛과 머리·가사의 검은색, 그리고 치마의 붉은 색 상호간의 대조에서 더 감명을 준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아직 이러한 면의 효과를 나타내는 부처 그림을 韓佛에서 본 일이 없다. 이것이 바로 내가 처음 보았을 때 얻은 이색적이라는 인상의 근거였구나 하면서 옆에 있는 다른 지장 보살로 눈을 돌렸다.
이 지장보살은 東京 根津美術館 소장으로 무늬 있는 두건을 쓰고 있는 것이 특징중의 특징이다. 이 그림에서도 보살님은 몸을 약간 오른쪽으로 돌린 듯한 인상이며, 역시 금빛 무늬의 가사와 치마를 입고 있는데, 아마 이러한 특징 외에 두건이라는 양식이 고려불로 단정하는데 크게 영향을 주었을 것 같다. 왜냐하면 앞서 이미 언급하였거니와, 延祐 7년(13200의 年紀가 있는 松尾寺 소장 阿彌陀八大菩薩像 속에는 이 그림과 거의 비슷한 두건을 쓴 지장보살이 끼어 있었던 까닭이다.
이것뿐이 아니라 東京 靜嘉堂 소장의 地藏十王圖 중의 지장보살도 유사한 무늬의 두건을 쓰고 고려색이 농후한 가사·치마를 입고 있다. 말하자면 고려 지장보살의 한 양식적 특색을 보여준다. 적어도 이러한 두건을 사용한 지장보살을 일단 고려불의 각도에서 보아야만 되게끔 되어 있다.

  





《한국회화사론》에서 발췌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