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미술연구에서 우리는 무엇을 얻을 것인가 - 고유섭
글쓴이 : 관리자     첨부파일 :       날짜 : 02-03-15    조회 : 2259
  
課題의 의미는 고대의 미술을 있는 그대로 감상하는 경우를 상상하고 부여된 것이 아니요 고대의 미술을 연구하는 데서 생겨날 어떠한 소득을 묻고 있는 것임을 우리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 사실로 우리는 고대의 미술을 있는 그대로 감상도 하지마는 고대의 미술을 다시 이해하려고 연구도 하고 있다. 이때 감상은 고대의 미술을 각기 분산된 채로 단독 단독의 작품 속에 觀照의 날개를 펼칠 수 있는 극히 개별적인 활동에 그치나 연구는 잡다한 미술품을 橫(空間的)으로 縱(時間的)으로 系列과 遞次를 찾아 세우고 그곳에서 시대정신의 이해와 시대문화에 대한 어떠한 諦觀을 얻고자 한다. 즉 체계와 역사를 渾融시켜 한 개의 觀을 수입코자 한다.
  
조선미술사를 보면 삼국시의 미술을 정히 象徵主義한 것에 해당하며 統一新羅一期의 미술은 고전주의란 것에 해당하며 고려의 미술은 浪漫主義란 것에 해당하며 끝으로 李朝의 문화는 실로 예술의 주도권을 잃어버리고 모든 것이 철학 내지 형이상학에 굴복되고 만 형태를 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하여 우리는 횡으로 시대의 문화를 체계잡을 수 있고 종으로 역사 발전의 理路를 이해할 수 있다. 물론 미술연구의 실제에 있어선 이렇게 간단한 공식적 논리에 만족할 수 없고 또 이러한 논리에서 역사를 곧 이해할 수도 없는 것이다. 그곳에는 혹 「비인」학파와 같이 예술을 그 의욕을 통하여 각 시대를 구체적으로 이해할 필요도 있을 것이요, 또 「뵐플린」과 같이 예술의 양식을 통하여 시대의 視樣式이란 것을 파악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요컨대 예술의 연구를 통하여 시대의 문화정신을 이해하고 그로써 한 개의 窮極的 諦觀을 득달코자 함에는 그 軌道를 같이 한다. 다만 우리는 미술의 연구를 통하여 개별적으로 시대 시대를 愛撫하고 觀照하고 이해하려 하며 전적으론 人生觀·世界觀·을 얻느냐는 것을 물을 바 아니다. 각자의 입장 각자의 노력 각자의 才分에 의하여 구체적 내용이 달라질 것이다.
「종소리 때리는 자의 힘에 응분하여 올라지나니――――」

(「朝鮮日報」 1937년 1월 4일)

《고유섭전집 4》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