江村卽事 강마을 - 사공서
글쓴이 : 학예실     첨부파일 :       날짜 : 09-11-03    조회 : 3158
  


      江村卽事                                강마을

               司空曙                                                   사공서

        罷釣歸來不繫船                                    낚시질서 돌아와 배도 매지 않았군

        江村月落正堪眠                                    강마을은 달 지자 곤한 단잠 한창인데

        縱然一夜風吹去                                    밤새도록 바람에 이리저리 떠다녀도 

        只在蘆花淺水邊                                    기껏해야 갈꽃 핀 물가에 있을 테니

보름째 시코쿠四國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88개 절을 차례로 방문하는 순례길, 이른바 遍路道へんろみち입니다. 지금은 우라노우찌만浦ノ內湾 선착장의 대합실입니다. 湾의 이곳저곳을 지그재그로 운항하는 작은 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첫 배를 놓친 뒤라 다음 배까지는 동안이 뜹니다. 열어 놓은 대합실 문 너머로 쪽배 위에서 늙은 부부가 등에 아침햇살을 지고 쳐 놓은 그물을 걷어올리는 모습이 보입니다. 이따금 그물에 걸린 물고기가 몸을 터느라 빛살을 튕기고 게도 한 마리씩 올라오긴 합니다만 그리 대단한 소득은 아닌 듯합니다. 이윽고 부표에 묶어 걷어올린 그물을 다시 바다에 던져 둔 어부 부부는 船尾에 달린 모터를 켜 어제 쳐둔 다른 그물 쪽으로 배를 옮겨 비슷한 동작을 되풀이합니다. 잠시 흔들리던 海面에 다시 아침햇살이 조용하게 부서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