閒夜酒醒 깊은 밤 술 깨어 - 피일휴
글쓴이 : 학예실     첨부파일 :       날짜 : 08-09-21    조회 : 5024
  


     閒夜酒醒                           깊은 밤 술 깨어

        皮日休(唐)                                               피일휴(당)

          醒來山月高                                      술 깨자 하늘 높이 휘영청 달덩이 하나

          孤枕羣書裡                                      책더미 사이에는 외로운 베개 하나

          酒渴漫思茶                                      목마름에 가슴 가득 차 생각이 괴어올라

          山童呼不起                                      아이를 부르지만 일어날 줄 몰라라



  어느 봄날, 강언덕에 사람 하나이 앉아 꽃잎 점점이 떠가는 강물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혼잣말로 중얼거렸답니다.

  강물은 無情도 하지 떨어진 꽃잎을 흘려보내니…… 流水無情送落花

  공교롭게, 마침 그 곁을 지나던 나그네가 그 독백을 들었던가 봅니다. 이런 말을 덧붙이고는 아무 일도 없었던 듯 멀어져 가더랍니다.

  꽃잎은 有情하여 물을 따라 흐른다오 洛花有情隨流水

  꽤 오래, 서른두 해 전 禪房에서 한 철 지낼 때 함께 공부하던 스님이 포행길에 들려준 이야기입니다. 기억의 밑바닥에 남아 있는 걸 보면 무언가 걸리는 게 있었던 모양입니다.


  孔子가 어느 날 냇가에 앉아서 흐르는 물을 바라보다가 말했답니다. “흐르는 것은 이와 같구나! 밤낮을 가리지 않거니……” 子在川上曰 逝者如斯夫 不舍晝夜.

  『논어』<子罕>편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가 하면 40대 장년의 蘇東坡는 달 밝은 가을밤 적벽에 배를 띄우고 이렇게 읊조렸습니다.

  그대 또한 저 물과 달을 아시는가? 흐르는 것은 이와 같되 일찍이 가버린 바 없고, 차고 기우는 것은 저와 같되 마침내 늘고 줆이 없다오. 무릇 변화의 관점에서 보자면 천지조차 일순간도 못 되지만, 불변의 관점에서 본다면 사물과 나, 객관과 주관이 모두 다함이 없으니 또 다시 무엇을 부러워하리요? 아, 이 천지 사이에 사물은 제각기 주인이 있어서 참으로 나의 소유가 아니면 털끝 하나 취할 수 없거니와, 오로지 저 강물 위를 불어가는 맑은 바람과 산 위에 뜬 밝은 달만은 귀를 지나면 소리가 되고 눈과 만나면 빛깔이 되어 취하여도 금하는 이 없고 쓰고 써도 다함이 없나니, 이는 조물주의 무진장한 보배요 나와 그대가 함께 즐기는 바입니다.

  客亦知夫水與月乎? 逝者如斯, 而未嘗往也; 盈虛者如彼, 而卒莫消長也. 蓋將自其變者而觀之, 則天地曾不能以一瞬; 自其不變者以觀之, 則物與我皆無盡也, 而又何羨乎? 嗟夫 天地之間, 物各有主, 苟非吾之所有, 雖一毫而莫取, 惟江上之淸風, 與山間之明月, 耳得之而爲聲, 目遇之而成色, 取之無禁, 用之不竭, 是造物者之無盡藏也, 而吾與子之所共適.

                                                                          蘇軾, <前赤壁賦>에서
 

  흐르는 것이 어디 강물뿐이겠습니까? 떠가는 것이 어디 꽃잎뿐이겠습니까? 차 한 사발 끓여 들고 서늘한 마루에 나앉아 높이 뜬 달을 하염없이 쳐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