僧院 절 - 영일
글쓴이 : 학예실     첨부파일 :       날짜 : 07-02-01    조회 : 5302
  


          僧院                                  절

          靈一(唐)                                  영일(당)

          虎溪閑月引相過                                달빛에 이끌려 虎溪를 넘어 가니

          帶雪松枝掛薜蘿                                눈을 인 솔가지엔 덩굴풀이 얽혀 있네 

          無限靑山行欲盡                                끝없는 靑山이 다하는 자리

          白雲深處老僧多                                흰구름 깊은 곳에 老僧들도 많아라



절 마당을 오갈 때마다 서쪽으로 고개 돌려 눈 덮인 산을 올려다봅니다. 한번 겨울이 들면 산자락과 달리 山頂에는 차곡차곡 눈이 쌓여 봄이 올 때까지 언제나 하얗게 빛납니다. 여러 해 전, 저 산에 올랐을 때 가슴까지 차오르던 눈의 깊이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눈의 깊이만큼 겨울산이 빛나는 건 아닐까, 오늘 아침 찬바람 속에 마당을 지나다 파아란 하늘을 짊어진 채 아침 햇살을 반사하고 있는 雪山을 쳐다보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늙은 소나무의 겨울나기가 힘겨워 보입니다. 바늘잎은 어둡고 흐린 빛깔로 깊게 가라앉았습니다. 어지러운 바람에 솨아솨아 몸을 뒤채기도 합니다.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성한 가지를 지상에 부려놓기도 합니다. 불필요한 모든 것을 떨어버리고 구부정한 자세로 서 있는 모습은 늙은 수행자의 초상입니다. 노스님 별반 없는 요즘 절을 늙은 소나무가 지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