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日題竇員外崇德里新居 가을날 벗의 집에서-유우석
글쓴이 : 학예실     첨부파일 :       날짜 : 06-10-02    조회 : 5370
  

  

秋日題竇員外崇德里新居         가을날 벗의 집에서

            劉禹錫(唐)                              유우석(당)

                長愛街西風景閒                  오래도록 거리 서쪽 한가로운 풍경을 사랑하여서

                到君居處便開顔                  그대 집에 이르면 절로 얼굴 펴지지

                淸光門外一渠水                  문 밖에는 야윈 개울물에 맑은 빛이 남실대고

                秋景墻頭數點山                  담장 위론 가을산이 점을 찍고 있구나

                疏種碧松過月明                  듬성듬성 푸른 솔엔 밝은 달이 지나가고

                多栽紅藥待春還                  가득 심은 붉은 작약 봄이 오길 기다리네

                莫言堆案無餘地                  쌓인 것 책뿐이라 비좁다고 말 마시게

                認得詩人在此間                  그 가운데 시인 있어 그 마음을 내 아느니.



차가 지날 때마다 한 차례씩 몸을 뒤채는 길섶 코스모스 무더기는 낮에 뜬 은하수입니다. 여윈 몸을 길게 하늘로 뽑아 올려 고개 숙인 수수모감의 명상이 깊습니다. 가을 햇살에 취한 감나무 열매들은 성글어지는 잎사귀와 반비례로 주홍빛 얼굴이 말갛게 짙어가고 있습니다. 여린 바람에도 한없이 낮은 자세로 몸을 낮추었던 억새들이 은갈색 머리카락을 흔들며 부드럽게 일어섭니다. 나를 닮으라 나를 닮으라 서걱입니다. 논두렁에 열 지어 선 밤콩 포기들은 마른 바람에 제 잎을 말리며 속살을 익혀가고 있습니다. 늘 수평을 지향하지만 한번도 소원을 이루어 본 적 없는 이 땅의 논배미들도 오늘만큼은 온 몸을 드러낸 채 그저 해바라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이들 모두에 어머니의 눈길처럼 골고루 햇빛이 내리고 있습니다.

산을 보아도, 벌판을 보아도 가을이 빛나고 있습니다. 하늘을 보아도, 강물을 보아도 가을이 영글고 있습니다. 사람의 일도 이와 같기를 간절히, 간절히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