憫 農 농부 - 이신
글쓴이 : 학예실     첨부파일 :       날짜 : 06-08-01    조회 : 5801
  

         憫農                                    농 부

        李紳(唐)                                        이신(당)

            鋤禾日當午                                           김매는 한낮

            汗滴禾下土                                           땀방울 포기 아래 흙을 적시네

            誰知盤中飧                                           뉘 알랴, 상에 오른 밥 한 그릇

            粒粒皆辛苦                                           알알이 농부의 땀방울임을



깊은 상처를 남긴 장마가 끝났습니다. 묵혀두었던 것처럼 아침부터 매미가 울어대고, 누군가 서산 저편에서 푸른 하늘로 뭉게구름을 자꾸 피워올리고, 묵은 배롱나무 위로는 진분홍 꽃무더기가 번져가고 있습니다. 장마통에 고개를 숙이고 움츠렸던 풀과 나무, 벌레와 짐승들이 8월의 태양 아래 몸을 말리기 시작했습니다.

생각해 보면 해마다 거저 가을이 오지는 않는가 봅니다. 장마와 무더위와 태풍이 번갈아 지나야 비로소 가을이 우리를 찾아왔던 듯합니다. 그렇다면 이제 겨우 장마 하나 지났을 뿐인가요? 마치 고개라도 끄덕이듯 무더위가 맹렬한 위세를 떨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거나 말거나 우리는 또 우리의 길을 갑니다. 장마에도 그랬듯이, 농부는 타는 태양 아래서도 땀 흘려 김을 맵니다. 그 밖의 우리 모두는 각자 제 일터에서, 삶터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몰두합니다. 가을이 오게 하는 힘이 농부의 호미자루임을, 우리들 모두의 땀방울임을 이제야 비로소 알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