久雨六言 장마비 - 김종직
글쓴이 : 학예실     첨부파일 :       날짜 : 06-07-20    조회 : 5353

        久雨六言                   장마비

            金宗直                                김종직

        樹頭割乖龍耳               나무 머리서 괴룡의 귀를 베어라

        爨下聞丁子聲               부엌에서는 올챙이 소리가 들리누나

        西隣驚怕折趾               서쪽 집은 놀라 달아나다 발가락 끊기고

        半夜屋倒墻傾               한밤중엔 집 쓰러지고 담장이 무너졌네

        坊郭泥塗如海               온 동네 진흙탕길 바다와 같고

        關河車馬不通               산하에 마차도 말도 통하지 못하누나

        何當混沌開闢               어찌하면 이 혼돈상태를 개벽할꼬

        造化政爾無功               하늘의 조화가 정히 공이 없구려



비가 참 오래오래도 내렸습니다. 태풍에 이어서 많이도 내렸습니다.

산자락을 후벼파고 물을 넘어서 빗물인가 싶게 내렸습니다. 할퀴고 간 상처가 너무도 크고 깊어서 수마水魔라고 하는가 봅니다. 비는 겨우겨우 그쳐가는가도 싶지만 아직도 집에 돌아가지 못하는 분들도 많다고 합니다.



겸재 정선은 비 온 뒤에 안개가 조금씩 개어가는 인왕산 모습을 먹을 입히고 또 입혀 무겁고도 무겁게 담아내었지요. 친구가 병을 털고 일어나지 못할까 근심하는 마음이 묵직한 인왕산 바위에 담겨 있다고도 합니다.



조금씩 날이 개고, 날이 개듯 마음도 개어가고, 비의 흔적들을 조금씩 다스려가면서 마음의 상처도 하루빨리 아물어가길 조심스레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