約 客 벗을 기다리다 - 조사수
글쓴이 : 학예실     첨부파일 :       날짜 : 06-06-17    조회 : 6026
  

         約 客                            벗을 기다리다

        趙師秀(宋)                                  조사수(송)

          黃梅時節家家雨                            매실이 익어갈 때 집집이 비가 내려

          靑草池塘處處蛙                            푸른 풀섶 연못가 곳곳에서 개구리 울음

          有約不來過夜半                            오마던 벗 오지 않고 밤은 차마 깊어서

          閑敲棋子落燈花                            홀로 놓는 바둑돌 소리에 등꽃이 떨어지네



梅實이 익었습니다. 잠시 禪院에 들렀더니 몇 해 전 옮겨 심은 靑梅가 이제는 완전히 뿌리를 내렸는지 매단 열매가 무거워 가지가 휘었습니다. 맑고 매끄러운 초록빛을 깊이 머금은 매실들은 또 어찌나 곱던지요. 지난해 담장가로 이사온 매화나무들도 열매를 맺었습니다. 하지만 많지는 않았습니다. 삶터가 온통 바뀌어 몸살을 앓았을 테니 잎을 틔우기조차 힘겨웠을 걸 생각하면 그나마 열매를 맺은 것이 대견합니다. 올 봄에는 유난스레 자벌레까지 극성을 떨어 맺었던 열매조차 벌레먹고 상하여 태반은 익기도 전에 떨어져버렸습니다.

어제 절 안의 찻집에서 소쿠리를 들고 와 그 매실들을 모두 따갔습니다. 매실차를 만들겠지요. 크든 작든 제자리에서 묵묵히 제 할 일을 하는 나무들을 보면 경건해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봄에는 한 해 내내 마당과 꽃밭의 풀을 뽑아 만든 퇴비를 매화나무 밑둥마다 덮어주었습니다, 새살림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