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상설기획전을 준비하며
글쓴이 : 학예실     첨부파일 :       날짜 : 07-05-25    조회 : 3404
   올해 직지성보박물관에서는 ‘천불전과 천불신앙’을 주제로 준비하여 상설전시를 선보입니다. 천불전과 천불신앙을 주제로 하게 된 것은, 직지사에 천불을 모신 비로전毘盧殿(천불전의 현재 전각명)이 2005년의 화재로 인한 피해를 복구해서 올해 5월 6일 삼존불 점안법회로 중수를 마무리하고 천불상도 새롭게 단장해서 선보이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에 박물관에서는 비로전에 모셔져 있는 천불 부처님의 의미를 이번 불사를 계기로 되새겨 보고자 이런 자리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천불전과 천불신앙에 관한 전시를 준비하면서 그 주제를 크게 4가지로 나누어 보았습니다. 먼저 천불신앙의 형성과 우리나라에 전래되어 전해온 내력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리고 직지사 천불전의 조성내력에 관해 알아보았으며, 아울러 전각 안에 조성된 천불상의 조성에 관해서도 따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끝으로 주존불로 모셔진 비로자나불을 비롯한 삼존불의 불복장물을 또 하나의 주제로 제시하였습니다.

  전시를 위해 우리 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천불전 관련 유물을 점검해 보았습니다. 천불신앙에 관한 것으로는 천불의 명호가 나열되어 있으며 그 이름들의 암송·예배에 대한 공덕이 쓰여 있는《현재현겁천불명경現在賢劫千佛名經》등의 경전이 있습니다. 그밖에도《천불명호경千佛名號經》과《불설불명경佛說佛名經》이 있어 이를 전시하기로 하였습니다.

  또한 박물관에서는 천불전 중창에 관련된 상량문과 현판도 여러 점 보관해 오고 있었습니다. <직지사천불전중창상량문直指寺千佛殿重刱上梁文>은 천불전에 관한 가장 이른 기록으로 1702년에 작성된 것입니다. 화순의 진사 최주하崔柱夏가 글을 짓고 조술曹述이 글씨를 썼는데, 천불전을 중창하게 된 경위를 간단히 적고, 여러 시주자들의 성명을 적었으며, 상편수로 혜암惠岩 스님을 비롯하여 별좌로 의천, 철은 스님 등 불사에 참여한 스님들에 관한 기록이 있습니다. 또 천불전의 단청에 삼익三益, 탁휘卓輝, 선각禪覺, 법해法海 등 여러 스님들이 애쓰신 것도 기록되어 있습니다. <금릉서령직지사천불전중창기金陵西嶺直指寺千佛殿重刱記> 현판은 1707년의 중창에 관한 기록으로 이전의 천불전 중창에 관한  내용이 있어 천불전의 변천을 알 수 있는 귀중한 자료입니다. 여기에는 1656년에 속리산인 경잠景岑 대사가 천불을 처음 조성한 것이며, 이후 1661년에 인계印戒 선사가 천불전을 창건했다는 내용이 있어 조선 후기에 직지사에 천불전이 크게 일어난 경위를 알 수 있습니다. 이 현판을 새긴 1707년에는 성호 스님이 불상 5구를 개금하고 불상 8구를 개보수했다는 내용도 들어 있습니다. 물론 시주를 한 분들과 불사에 참여한 스님들의 이름도 새겨져 있습니다. 천불전 상량문은 한 점이 더 있습니다. <금릉황악산직지사천불전상량金陵黃岳山直指寺千佛殿上梁>은 1768년에 조성된 것으로, 영전影殿과 함께 천불전을 중창할 때의 기록입니다. 이때 천불전 중창불사를 총괄한 분은 추담 관징秋潭琯澄 스님이었으며, 도편수는 양신良信 스님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2004년에는 천불전 불상들을 중수하면서 옥으로 조성된 천불상 7구가 박물관으로 옮겨오게 되었습니다. 이때 천불 가운데에서 나온 <천불조성기千佛造成記>가 있어 1784년 겨울부터 이듬해 봄까지 경주 기림사祈林寺에서 천불상 259위를 조성하여 모셔온 내력을 알 수 있습니다. 직지사 천불전의 천불이 경주 옥돌로 조성한 것이라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고 있었는데, 이 기록은 그러한 구전을 입증해 주는 귀중한 자료입니다.

  

  한편 2006년 3월 비로자나불을 비롯해 비로전에 봉안하고 있는 석가모니불, 약사불의 세 부처님의 복장을 조사하여 박물관으로 옮겨 보관해 오고 있었습니다. 이 복장물 가운데 비로자나불 복장물 일부를 전시에 활용하기로 하였습니다. 복장 해체 당시 각 불상에서는 복장기와 함께 법화경, 주사朱沙로 쓴 다라니, 그리고 후령통이 발견되었었습니다.

  이외에도 이번 상설전과 크게 관련은 없지만 경전을 보관하던 북장사北長寺 모란무늬 목조경장木造經欌과 소원이나 왕과 왕비의 만수를 비는 내용을 적었던 목조원패木造願牌를 전시하였습니다. 또한 시왕이 죽은 사람을 심판하고 그에 따라 형벌을 받는 모습을 그린 직지사 시왕탱直指寺 十王幀 2폭도 나란히 전시하였습니다. 더불어 겨울 휴관기 동안 수장고에서 보관했던 <도리사 금동육각사리함桃李寺 金銅六角舍利函>과 <한천사 출토 금동자물쇠寒天寺 出土 金銅開金>, <백지금니금강보문발원합부 사경白紙金泥金剛普門發願合部 寫經>들도 꺼내어 진열했습니다.

  이상으로 유물 전시 작업과 함께 세부적인 위치 조정 및 박물관 내·외부의 청소를 끝마치고 4월 11일 오후 개관을 하였습니다.

  이번 상설전을 준비하면서 봄 향기가 짙어질수록 마음만 급해져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옹기종기 모여 있는 천불 부처님의 집단 미소를 대할 때마다 그간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새삼 느낍니다. 관람하시는 모든 이들께 천불 부처님의 따뜻한 미소가 가슴 깊이 새겨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