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봉암사(2)- 삼층석탑
글쓴이 : 관리자     첨부파일 :       날짜 : 03-07-18    조회 : 2341
  
상륜부까지 제모습을 온전히 갖추고 있는 석탑이 드문 가운데 이 봉암사 석탑은 비교적 단아한 자태를 잃지 않고 있어 반갑다.
상륜부까지 전체 높이가 6.3m에 이르니 산사의 탑치고는 규모가 대단한 편이다. 각 층의 비례도 매우 조화롭고, 지붕돌의 층급받침이 5단이나 되어 규범을 잃지 않았는데 그 지붕면 곡선은 매우 부드럽게 흘러내린다. 보통 탑들의 기단이 대개 2층인데 비해 문경지방의 탑들은 기단이 단층인 점이 좀 톡특하다. 대표적인 것이 경북 김천의 직지사 대웅전과 비로전 앞 삼층석탑들로 본래 문경 산북면 서중리의 도천사터에 있던 것을 옮겨간 것이다.
  

봉암사 삼층석탑은 석가탑과 닮은 모습으로 비례도 아름다워 봉암사 창건 당시에 세운 것이리라는 짐작도 있고, 상륜부 보개의 귀마다에 연꽃이 조각된 귀꽃으로 새긴 점이 고려시대에 유행하는 석조부도의 지붕과 비슷하다고 보아 그보다 늦은 고려 초에 조성되지 않았나 하고 여기지기도 한다. 탑을 세우는데 들인 공이 대단했다는 점에서나, 탑이 지니고 있는 나이로 보나, 또 그 아름다움으로 보나 눈에 꽉찬다. 탑 앞쪽에 배례석까지 있으니 이 석탑은 갖출 것은 다 갖춘 셈이다. 배례석은 앞면에 둘, 옆면에 하나씩 안상을 새겨 장식하였다. 이 탑은 보물 제169호로 지정되어 있다.
이처럼 중요한 탑이 절집의 가장 중심구역인 대웅보전 마당이 아니라 금색전 앞에 있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기록에는 지증국사가 절을 세우고 철불을 두 분을 모셨다고 하며, 그중 1구가 땅에 묻혀 있다는 전설도 절집 안에 내려오고 있다. 실제로 이 탑 북쪽의 금당터에서는 몇십 년 전만 해도 파괴된 철조여래좌상이 있었는데, 반파된 것이라 몇몇 스님들이 고물로 팔아버렸다는 안타까운 얘기가 있다. 여하튼 초창 때에는 금색전 자리에 금당이 있었음직하다. 신라 하대에 철불이 많이 모셔져 한 시대 특성을 이룬 만큼 구산선문의 하나인 이곳에도 철불이 모셔졌던 것이다.

목수현(직지성보박물관 학예실장)